보잘 것 없는 잡담
 동기

 강원도에서 군 복무 중인 친구 녀석이 어제 전화해서 그러더군요. "요새 블로그에 글을 별로 안 쓰더라." 이 정도면 꽤 심각한 거 아닙니까? 전방에서 국군장병들의 기독교적 믿음을 고취시키기에 여념이 없는 친구가 전화까지 해서 그런 소리를 하다니. 정말 글을 안 쓰긴 안 쓰는가보다 싶어서, 이렇게 하잘 것 없는 잡담으로나마 친구를 위로해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잡담 외의 글을 서둘러서 찍어낼 생각은 없거든요. 다음 휴가 나오기 전까지 이 글을 볼 수 있다면 좋겠구나… 라고 말할 것까지는 없겠지?

 
 
 총론

 요즘은… 뭐 별 거 있나요. 그냥 잘 놀고 있습니다. 노는 방법도 뭐 별 거 있나요. 책 읽고, 영화 보고, 음악 듣고, 책 사고, DVD 사고, 애인님한테 문자질 하고, 애인님한테 전화해서 아양 떨고.



 영화

 어린이날 하루 전에 휴가를 써서 서울에서 3박 4일 놀면서 영화 본 게 좀 큰 이벤트라면 이벤트였군요. 아래에 글 올린 것처럼 [성난 황소(Raging Bull, 1980)]를 다시 봤고, 아직 글은 안 올렸지만(앞으로도 안 올릴 것 같지만) [최후의 증인(1980)]도 다시 봤습니다. 둘 다 좋은 영화고, 둘 다 상영 후에 초대 손님들 모셔놓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참 좋았습니다. 그런 자리야말로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법인데.

 날이면 날마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흥미로운 영화 관련글들을 읽고 있습니다. 제 지론도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요. 어떤 지론이냐면, 뭘 씹는 글에서는 별로 배우는 게 없다는 겁니다. 전 영화에 대해서 반대하고 분노하고 헐뜯고 하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의미를 가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한 안내자라도 되겠다는 건가요? 대신 검열을 해주겠다? 물론 당사자들은 그런 게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렇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이건 반대로 이런 이야기도 됩니다. 어떤 영화를 부당하게 오해하고 엄청나게 씹어 발기면서 지 잘난 맛에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이 극구 칭찬하는 영화, 그리고 그 영화를 칭찬하고 있는 글은 볼만 하다는 겁니다. 그런 글에서 배우는 게 훨씬 많고, 그런 글에서 배우는 게 훨씬 더 오래 남습니다. 언젠가 어디선가 정성일이 했던 말 : 세상에 단 한 가지라도 배울 점이 없는 영화는 없다. 맞는 말입니다. 그 사람은 이런 말도 했죠. 별 볼일 없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이야기하는 사람도 별 볼일 없어진다.

 제 영화 선택은 복습 반 신작 반 정도인 듯합니다. 그리고 복습이 실패한 적은 아직 없는 것 같네요. 특히 최근에 다시 본 [대부(The Godfather, 1972)]와 [주먹이 운다(2005)]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주먹이 운다] 같은 경우는, 어쩌면 이게 [아라한 장풍 대작전(2004)]보다 더 재밌는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균형을 맞춰주려면 빨리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한국 감독은 류승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박찬욱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무엇보다도, [복수는 나의 것(2002)]이 그의 최고작이라는 미심쩍은 믿음이 자꾸 신경을 거슬리게 해요. 전 아직도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2003)]와 [친절한 금자씨(2005)] 중 한 편을 꼽는 게 굉장히 어렵게 느껴집니다. 셋 중 하나를 꼽았을 때 그 하나가 다른 둘의 장점을 포용할 수 있느냐, 그건 아니거든요. "복수 3부작"이라는 허울 좋은 함정에서 벗어나서 생각해 보면 세 영화는 상당히 다른 영화들인데 한 가지 기준을 정해놓고─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친절한 금자씨]에게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요구했던가요─보려드니까 [복수는 나의 것]만 기억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요즘엔 [짝패]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25일이 정식 개봉일이니까 24일부터는 상영을 하려나요? 광주에서도 그렇게 해준다면 24일 근무 마치고 바로 봐야겠습니다.

 슬슬 한국 영화가 재밌어지는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가족의 탄생], [짝패], [구타유발자들], [비열한 거리], [다세포 소녀], [괴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인류멸망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으음, 내년까지 넘어가는 목록이로군요) 물론 미국 영화도 재밌는 거 많이 나오겠죠. [카포티(Capote, 2005)], [X-MEN : 최후의 전쟁(X-MEN : Last Stand)], [수퍼맨 리턴스(Superman Returns)], [자동차들(Cars)], [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보다는 아직 개봉 소식도 없는 [블랙 다알리아(Black Dahlia)], [디파티드(Departed)], [굿 셰퍼드(The Good Shepherd] 쪽이 훨씬 기대되지만. 사실 지금 가장 보고 싶은 건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어떤 역사(A HIstory of Violence, 2005)]인데… 좀 더 기다려볼까, 아니면 코드1 DVD를 사 버릴까 고심 중입니다.

 영화제도 있군요. 무시무시한 특별전 목록을 공개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나, 개관 기념 영화제인 "씨네필의 향연"을 준비하는 서울아트시네마, 그리고 작년 여름에 한바탕 했던 필름포럼. 그런데 리얼판타스틱영화제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작년에는 부천에 항의하는 의미로 나갈 수 있었지만 올해는 부천이 정상화된 모습을 보이는 만큼 그 명분을 써먹기 힘들 것 같고, 명분이 없다면 같은 시기에 다른 곳에서 대규모 국제영화제를 해야할 이유도 없을 텐데요.

 [독비도(獨臂刀, 1968)]로 다시 보기 시작한 장철 영화. 2년 전에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재밌더군요. 특히 그 사이 다른 경로를 통해 팬이 돼버린 오승욱 감독과 주성철 기자의 음성해설을 들을 수 있다는 게 더할 나위 없이 즐겁습니다. 두 사람의 장철 예찬론은 글을 통해 여러 번 읽어 와서 그 글 외에 또 무슨 다른 얘기를 하겠나 했는데 이야기가 끝이 없더군요. 그나저나 요즘은 스펙트럼에서 쇼브라더스 영화를 잘 안 내는 것 같던데, 물론 이미 나온 거 사기도 벅차지만, 계속 나오면 좋겠습니다. 특히 초원 감독의 [애노(愛奴, 1972)]랑 장철 감독의 [쾌활림(快活林, 1972)]은 무지하게 보고 싶은데.

 사고 싶은 DVD가 쌓여서 어쩔 줄 모르는 참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 그득했던 부잣집 애들과 친하게 지내둬서 생일이 오면 뽕을 뽑는 건데, 하고 후회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아무튼 신경이 쓰입니다. 특히 코드1 DVD를 구입할 때면 항상 난감합니다. 자주 구입하지도 못하고, 한 번에 두세 타이틀 정도만 사는데, 사고 싶은 건 너무 많으니. 특히 제가 보고 싶은 일본 영화들은 코드3으로는 볼 수 없는 게 많은데, 항상 선택이 힘듭니다. 고전기 할리우드 영화들이나, 데이빗 크로넨버그, 조지 A. 로메로처럼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는 현대 감독들을 만나고 싶은 것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

 올해 말에 BEST 10을 뽑을 때는 (뽑게 된다면) 극장에서 본 영화와 DVD로 본 영화를 나눠서 뽑을 생각입니다. 다시 말해서, 올해는 좋은 영화를 뽑을 때 DVD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정도로 올해 스크린 탐방은 만족스럽습니다. 아, 서울아트시네마 류의 예술영화 전용극장은 제외해도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목록 뽑는 재미를 죽이고 싶지 않아서, 감상문을 쓰지 않게 되는 부작용이 생기니 그것도 나름대로 문제네요. 목록의 생명은 의외성인데 감상문에서 너무 좋아하는 티를 내면 목록의 의외성이 죽잖아요.



 

 지난 달에 프랑수아 트뤼포가 쓴 [히치콕과의 대화(Hitchcock)]를 아주 재밌게 읽었으며, 마틴 스콜세지의 [비열한 거리: 영화로서의 삶(Scorsese on Scorsese)]과 오승욱 감독의 [한국 액션 영화]는 항상 끼고 사는 사람으로서, 영화 관련 서적을 더 읽고 싶은 마음에 로버트 드 니로의 전기인 [언터처블-로버트 드 니로(Untouchable)]와 김기영 감독에 관한 책인 [하녀들 봉기하다 | 김기영]을 사서 읽었는데 둘 다 멋들어지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히치콕(Alfred Hitchcock: A Life in Darkness and Light)]이나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 [영화감독 이만희] 같은 책을 샀어야 했나 하고 후회하고 있지만, 때는 늦었죠. 덕분에 새삼 앞에 언급한 세 책이 얼마나 잘 쓴 책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고 있습니다. 또, 오늘 연재가 끝난 칼럼니스트 김정대의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인생과 작품세계]가 얼마나 귀한 글이었는지도. 김정대 님, 부디 바라는 대로 2~3년 안에 책으로 나올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꼭 두 권 살게요.

 요즘은 장편 소설이 가진 '이야기의 즐거움'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무엇보다도 기념할 일이 있다면, 드디어, [피를 마시는 새]를 읽었다는 겁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만큼 재미있게 읽진 않았지만, 아무튼 한 주 간 신나게 읽었습니다. 그래도 [독을 마시는 새]와 [물을 마시는 새]는 나오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이영도 바람이 지나간 뒤에는 다시 조셉 콘래드의 세계로 가볼까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야기의 힘을 더 즐기고 싶어서 좌백의 [혈기린 외전]을 뽑아든 상태입니다. 오늘 헌책방에서 드디어 [야광충] 2부를 구했기 때문에 [혈기린 외전]이 끝나면 그쪽으로 갈 것 같고요. 그러고 보니 무협소설 읽은 지도 제법 됐어요. 요번에 애인 생일 선물 찾다보니까 중원문화사에서 출간한 김용의 무협소설 [천룡팔부(天龍八部)], [소오강호(笑傲江湖)], [녹정기(鹿鼎記)]가 박스세트로 팔리고 있더군요. 물론 각각이 십만 원을 넘어서는 가격이라서 살 엄두도 못 내고 있지만, 참 읽고 싶은 작품들입니다. 특히 [소오강호]는 먼 옛날, 명문당에서 일곱 권 분량으로 출간한 김용의 [의천도룡기(倚天屠龍記)]를 읽고 감명 받은 뒤 다음에 읽을 작품으로 선정, 1권만 먼저 샀는데 2권 사러 가보니까 누가 사 가버려서 허망하게 끊긴 작품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참, 제가 이야기의 매력에 주목하게 된 데에는 온다 리쿠의 [삼월은 붉은 구렁을(三月は深き紅の淵を)]이 미친 영향이 컸습니다. 전 KTX를 타면 항상 자는데, 최근 몇 달 간 목 근육이 안 좋아서 그렇게 자고 나면 일어날 때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이번 서울행에 이 책을 가져갔더니 기차 여행이 즐겁더라고요.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치는 작은 찬가와도 같은 책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같은 출판사에서 온다 리쿠의 작품을 계속해서 낼 모양이던데,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요즘은 추리소설을 읽고 싶습니다. 최근에 제임스 시겔의 [탈선(Derailed)]으로 모습을 드러낸, 비채 출판사의 모중석 스릴러 클럽을 좀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갈수록 질이 떨어진다는 퍼트리샤 콘웰의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는 그만두고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로 가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고. 물론 가장 기대하고 있는 건 시공사의 기획자 윤영천 님께서 기획하신 작품들이죠. [옥문도(獄門島)], [밤 그리고 두려움(Night and Fear)], [인 콜드 블러드(In Cold Blood)] 모두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작품들이었을 뿐더러 앞으로도 계속해서 흥미로운 작품들이 나온다고 하니 계속 주시 중입니다.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몇 권 더 나온다는 게 가장 기쁩니다. 그 노력, 판매 부수로 보답 받고 계시면 참 좋겠는데…….

 SF 쪽은 무척 조용하네요. 1월에 듀나의 [대리전]과 랜달 개릿의 [마술사가 너무 많다(Too Many Magician)]가 나온 이후 이렇다 할 신간이 안 나옵니다. 물론 그간 좋은 책 많이 나왔으니 얌전히 복습하고 있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물통에 물이 가득해도 우물이 말라있으면 불안한 법이죠. 하반기를 기대할 따름입니다. 계획상으로는 나올 작품이 많거든요. 여전히 대부분의 신간을 행복한책읽기에서 책임지고 있는데 그 출판사의 신간 계획은 나오기 전까지는 모르기 때문에 당분간은 초조함에서 벗어날 수 없겠습니다만.



 그리고

 여름이 다가옵니다. 아직은 선풍기도 필요 없는 날씨입니다만 어쨌든 낮 최고 기온은 26도까지 올라가고 있고, 제 옷은 반팔로 바뀐 지 제법 됐습니다. 밤에 창문 열어 놓고 자도 그리 걱정되지 않고, 가정 내 아이스크림 소비량이 늘어났습니다.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우려나.

 선거권 가진 이후 첫 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젊은 공익 놈들, 선거일에 놀게 해주면 투표도 안 하고 놀러 가니까 투표율을 높여두자는 영리한 계획에 따라 저는 부재자도 아닌데 부재자 투표를 하게 됐습니다. 뭐 투표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야 불만 하나 없습니다만, 투표율 외에는 아무 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어서 착잡합니다. 대통령 선거야 후보가 적고 굵직한 이벤트다 보니까 정보가 물밀듯이 들어오지만 지방선거는 종류도 다양하고 후보도 많아서 각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 정식 선거 운동 기간이 시작됐는데, 출퇴근길에 연설하는 거 들어보고 연설 제일 재미있게 하는 양반을 뽑아버릴까 하는 짓궂은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렇게 재미있는 연설이 있을 거라는 기대도 별로 들지 않지만) 하긴, 후보 중에 전과자, 탈세자가 그렇게 많다고 하니 위법 행위 기록이 있는 사람만 추려내도 뽑을만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선거권을 썩 잘 행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음… 일단 그만 하죠. 이야기는 끝이 없는데, 졸음은 쏟아집니다.
by sabbath | 2006/05/20 00:22 | 20050523~20061228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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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5/20 00:33
리플을 정말 두서없이 달아봅니다.

1. 저와 비슷하게 놀면서 보내시고 있군요. 책보고, 음악듣고, 영화보고, 연애하고 그렇습니다.

2. '폭력의 역사'는 코드1 dvd 사셔도 좋을 듯, 영화가 너무 좋습니다.

3. 조지A로메로는 개인적으로는 시체시리즈 외엔 솔직히 별로였답니다. 뭐 세 편이 너무 위대했으니까. 반면 크로넨버그는 전 작품을 만난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어반복이 조금 많았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만, 최근의 행보도 훌륭하고.

4. 올해의 저는 부천에서 무수히 많은 작품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꽤나 많은 수의 영화를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네요.

5. 저도 땡기는 한국영화들이 많아지고 있네요. 박찬욱의 '복수의 나의 것'이 최고(그의 것들 중)라는 그런 편견(?)은 제 경우에는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다시 감상했지만 여전히 저를 압도하더군요.
Commented by kavka at 2006/05/20 00:53
처음입니다.
복수 삼부작을 다 본 입장에서 '복수는 나의 것'이 박찬욱의 최고작이라고 생각합니다.보는 순간 이 사람은 더 올라갈 데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는 대단한 영화입니다.너무 보고싶어 어둠의 경로를 통해 접했지요.
단, 그 대단함이 연출이나 사상에 있는 게 아니라 배우에 있습니다.비고 모텐슨은 발견이랄 수 있습니다.윌리엄 허트의 연기도 좋구요.아쉬운 점은 크로넨버그의 행보인데 제 마음엔 안 드네요.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주위에 없어 새벗님 블로그에 자주 왔는데 앞으로는 글도 종종 남길게요.그럼.
Commented by sabbath at 2006/05/20 01:32
ArborDay / 로메로의 다른 작품을 얘기한 건 아닙니다. 전 이전까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밖에 가지고 있질 않았거든요. 마침 오늘 드디어 [시체들의 새벽]과 [시체들의 낮]이 도착했습니다. [시체들의 대지]는 어떻게든 코드3으로 구해볼 작정이니까, 일단 코드1 구입의 고민거리는 하나 던 거죠.

크로넨버그는 저도 꾸준히 보고 싶습니다. [스파이더] 외의 모든 작품을 코드1으로 구입해야 한다는 난감함이 도사리고 있습니다만, [비디오드롬]이 워낙에 좋았기 때문에.

올해 부천 특별전은 정말 좋더군요. 제 경우 가장 믿음직한 건 자끄 따띠 전작전이고, 가장 흥미로운 건 이탈리아 호러 영화들이고, 가장 기쁜 건 한국영화 디렉터스컷들이고, 가장 궁금한 건 프리츠 랑입니다.
Commented by sabbath at 2006/05/20 01:39
kavka / [복수는 나의 것]이 완벽한 결정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계하고자 하는 건 뭐냐면, [복수는 나의 것]을 최고작으로 침으로써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의 성과를 '퇴보'라는 이름으로 덮어버리는 경향에 대한 겁니다. 특히 [친절한 금자씨]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감독을 '판단'해 버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선입견 속에서 놓치고 지나간 부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친절한 금자씨]는 너무 무시무시해서 다시 보기가 힘들다는 것. 예전에는 [복수는 나의 것]이 가장 힘겹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올드보이]가 [복수는 나의 것]보다, [친절한 금자씨]가 [올드보이]보다 더 견디기 힘든 영화인 것 같습니다. 백 선생의 비디오 테이프를 다시 볼 용기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06/05/20 01:55
[짝패]와 [비열한 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kavka at 2006/05/20 11:48
"레이먼드 챈들러의 최고작은 '기나긴 이별'임에 이의가 없지만 '리틀 시스터'나 '안녕 내 사랑'도 소홀히 대접할 수 없다."저도 이런 논리를 갖고 있지요.
Commented by sabbath at 2006/05/20 12:09
kavka / 아니, 어쩜 그렇게 멋진 예를!
Commented by 『한군』 at 2006/05/21 01:50
[시체들의 새벽]과 [시체들의 낮] 어디서 구하셨나요? 혹시 아직도 팔고 있는 곳을 아시다면, 저에게도 좀 알려주세요~
Commented by sabbath at 2006/05/21 07:07
『한군』 / 두 편 모두 www.amazon.com에도 있고… 저는 www.deepdiscountdvd.com 에서 구입했습니다.
Commented by 슈리아 at 2006/05/22 22:41
저도 야양 좀 떨게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어엉?)

...

신세 진 것도 좀 갚아야 할 필요성을 통감하고 있는 관계로 택배 붙이면 받으실 수 있는 주소도 좀 알려주시면 더 감사할지도 모릅니다. :->

1. 아마데우스에 근 몇 주 동안 빠져있었고, 그 결과 "정말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라는, 이상하기 짝이 없는 원칙을 어겨가면서까지 뭐라고 한 마디 중얼거렸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원칙을 어기는 건 좋지 않다.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지요. 영화를 보며 받았던 감동이 눈꼽만큼도 표현되지 않은 글을 보고 있자니. ...뭐랄까.
잡다한 수식어들 다 집어치우고 그냥 "아, 정말 재미있다! 재미있어! 재미있어!...." 를 한 백 번 반복하는 게 더 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었습니다.
Commented by 슈리아 at 2006/05/22 22:41

2. "복수는 나의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를 하나의 카테고리에 넣는다라. 개인적으로는 각각 "어떻게"와 "왜?"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런 게 아니라도. 뭘 합치고 나눈 다음 그 중에서 최고의 작품을 꼽아보자. 라는 질문은 제게 생리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만드는 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제게 "뽑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라고 협박한다면 "...그, 그럼 오, 올드보이로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겠지만요. :>

3. 최근에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와 [카탈로니아 찬가], [멍청한 백인들]을 읽고 있습니다. 가장 뒤의 것은 선거철이 다가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그렇듯, 딱히 이유는 없습니다. "보고 싶어서"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는- 역시 감상문을 쓸 수 없는 종류의 이야기로군요.

Commented by 슈리아 at 2006/05/22 22:56
4. 소호강호! ...어, 돈이?

5. 선거는. "다들 도둑놈이니 누굴 뽑으라는 말이냐?" 지인의 말을 반 정도는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말했던 "결국 선거는 조금이라도 덜 도둑질할 놈들을 뽑는 거 아냐?"라는 말에도 수긍할 뻔 했고.

...그런데, 그렇다고 투표를 안 하는 건 좀 그렇잖아. 투표를 하는 건, 백번 양보해서(백번이나 양보해서!) 개인의 마음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지만, 적어도 그 "도둑놈" 그리고 "들"이라도 찍지 않은 사람이 '이 나라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길'에 대해서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면, 그 사람과는 앞으로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 않을 예정입니다. 하하핫 :->



어째, 덧들이 쓰신 글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로만 가득 찬 것 같군요. (으윽) 다른 이야기는 듣지 않으셔도 상관 없고, 가장 위의 이야기만 들으시면 됩니다. 하핫-
Commented by sabbath at 2006/05/24 12:48
슈리아 / 제 편지 다 버리신 건가요? 슬퍼요.
Commented by 슈리아 at 2006/05/29 20:30
설마. 절대. 기필코. 그럴 일은 없습니다. ...거기로 보내도 되는 건가요? (...공익 생활을 하고 계신다기에, 거기로 보내시면 혹시 부모님 자택으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Commented by sabbath at 2006/05/29 20:48
슈리아 / 부모님 자택인데, 부모님이랑 같이 삽니다 :-) 전에 봉투에다가 혹시 다른 사람이 받으면 제게 보내달라고 써두셨던 게 그래서였군요. 적어도 2007년 12월까지는 다른 데서 살 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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