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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밀리언셀러클럽 카페에서 담당 편집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황금가지에서 출간한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이하 간윤)의 심의에 따라 청소년 유해 간행물로 선정되었고, 이에 따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책들을 수거 후 "19세 미만 구독 불가" 표기를 하고 비닐 포장을 해야 한다고 한다.1
그 동안은 시중에 19세 미만 구독 불가 딱지가 붙은 책이 있더라도, 대게 처음 봤을 때부터 그런 게 붙어 있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는데 이 경우 그렇잖아도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었던 데다가 출간된 지 한 달이 넘었고 세평도 좋았던 책이 수거된다고 하니 상황을 좀 더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간윤 홈페이지를 이리저리 뒤져보았다. 먼저 이게 법정기구라는 건 분명하고,2 가장 궁금한 건 이 기구가 어떤 책들을 심의하느냐는 거였다. 대한민국에서 출판되는 모든 간행물을 검토한다는 건 역부족일 테고, 실제로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이 출간 이후에 법적 제제를 받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기서 행하는 심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경우와는 달리 출간 전에 유해성을 검토하는 사전 심의가 아니니까. 심의 대상을 찾아보니 - 소설 · 만화 · 사진집 및 화보집 - 북한 또는 반국가단체에서 출판한 간행물(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13조의 규정에 의하여 북한으로부터 반입하는 간행물제외) 소설. 만화. 사진집. 화보집 및 잡지 등 수입추천을 신청한 외국간행물 - 특수일간신문(경제 · 산업 · 과학 · 종교분야 제외), 일반주간신문(정치 · 경제분야 제외), 특수주간신문(경제 · 산업 · 과학 · 시사 · 종교분야 제외), 잡지(정치 · 경제 · 산업 · 과학 · 시사 · 종교분야 제외) - 전자출판물 - 문화관광부장관 또는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심의의뢰한 간행물 - 위원회가 선정한 간행물 - 청소년보호와 관련된 단체, 지도 · 단속기관 또는 30인 이상이 서명하여 청소년 유해 여부의 확인을 요청한 간행물 - 기타 기관, 단체, 협회 등에서 심의 의뢰 또는 납본된 간행물 너무 막연했다. 사실상 모든 출간된 책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궁금해 하는 건 모든 출간된 책들 중에서 정말 심의의 도마 위에 '간택'되는 책은 어떤 건가였는데. 그래서 이번에는 심의흐름도를 살펴보았다. 심의 대상이 되는 도서를 보니 크게 두 가지로, 조사 · 수집 간행물과 심의의뢰 간행물로 구분되고 있었다. 후자는 위의 심의대상 중에서 간윤 외의 다른 기관을 통해 심의의뢰가 들어온 책을 말할 테고… 전자는? 대체 어떤 방식으로 조사 · 수집 과정을 거치는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로는 그 점은 알 수 없었다. 게시판에는 간윤에서 발행하는 권장도서 목록 등을 얻고자 하는 글뿐이었고, 민원 게시판은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었다.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이미 퇴근 시간도 지났고, 전화 문의를 하기 전에 미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를 한다면 혹여 나중에 다시 전화로 문의를 하게 되더라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일단 민원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민원 게시판이 어떤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건지, 내가 쓴 글조차 읽을 수가 없는지라3 어떤 식으로 소통이 되는 건지는 모르겠다. 글을 쓸 때 이름뿐만 아니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휴대폰 번호 등도 반드시 기입해야 하는데, 그걸 보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1:1로 답변을 주는 것 일수도 있겠다. 내가 쓴 글을 읽을 수 없는 만큼 수정할 수도, 지울 수도 없는데, 이럴 줄 알았더라면 자유게시판에 남길 걸 그랬다. 내가 특정 간행물이 어떻게 심의 대상으로 지정되는가에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하다. 간윤 측의 심의 기준을 보면 안다.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에 해당되는 항목만 옮겨도 좋겠지만 전체를 훑어볼 필요가 있을 듯해 전부 옮겨보았다. 이 기준들은 아무리 봐도 어디에나 쉽게 갖다 붙일 수 있을만한 것들이다. 그러니 내게 이 심의 기준들은 심의라는 제도 자체가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말해주는 자료 외에 다른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떤 작품의 수위가 얼마나 높기에 심의 대상이 됐나'가 아니라 '하고 많은 작품 중에 어쩌다가 하필이면 이 작품이 심의 대상이 됐나'가 더 궁금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4 그리고 그 점은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에 있어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심의 대상 선정에 정확한 기준이나 관점이 없다면, 내 생각에, "공포 문학"이기 때문에 걸렸을 가능성도 꽤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5 고작 그냥 개인적인 의심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여름밤을 수놓을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공포'이고, 더 나아가 '문학'이고, '영화'일 때, 즉 이 영역을 진지하게 다루기 시작할 때, 거기엔 항상 온갖 고리타분한 방해 공작이 끼어든다는 피해 의식을 가져야만 하는 문화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의심이다. 더군다나 ozzyz님께서 지적하신대로,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이 우리나라에 출간된 수많은 창작 공포 문학 중 한 권이 아니라 공포 문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시장에 사실상 처음으로 작가'들'6을 소개한, 한 장르의 의미 있는 첫 걸음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문제는 심의 제도의 불합리함뿐만 아니라 공포 문학이라는 장르에 대한 태도(그런데 누구의? 심의하는 "그들"? "우리"를 제외한 전부? 혹은 "우리"마저도?) 자체를 걸고넘어지는 중요한 사건이다. 상징적인 위치, 공포 문학에 대한 인식, 뭐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서점에서 책을 훑어볼 수 없도록 포장이 씌워지고, 빨간 딱지가 붙고,7 판매가 감소하고, 출판사가 관심을 잃거나, 작가들의 표현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제한하고, 작가들부터가 표현의 범위를 알아서 줄여나가고, 마침내 제한된 범위의 공포 문학만이 간헐적으로 나오면서 쪼그라드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가만 두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덧글로 분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리란 생각이 든다. 첫 번째로 서점 갈 때마다 읽어보기만 하고 구입을 미뤄왔던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을 주문했고, 두 번째로 이 글을 썼다. 세 번째로는 무엇을 해야 할까? 註
덧. 아직 수거가 시작되지 않았는지, 지금 주문 ․ 구입하면 19세 미만 구독 불가 딱지가 없는 책을 구할 수 있다. 하긴, 그건 황금가지 측의 대응에 달린 것이기도 하다. 간윤 홈페이지의 FAQ에 따르면 심의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1회에 한해 심의결정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황금가지가 그러려고 할까? 속단하고 싶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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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글 잘 읽었습니다..
by kinoeyes at 08/19 말씀하신대로 류승완 감.. by sabbath at 08/17 참 말할 거리가 많은 영.. by 파인로 at 08/17 그쵸. 사실상 모든 프랑.. by sabbath at 08/16 아, 그것은… 저도 무.. by sabbath at 08/16 저도 그 글을 읽어보았.. by sabbath at 08/16 제작사 외유내강 측의 .. by sabbath at 08/16 소식 고맙습니다! 포스터.. by sabbath at 08/16 가끔은 너무 만든 사람에.. by sabbath at 08/16 먼저 안 보신 분들께는 .. by sabbath at 08/16 저도 만주 벌판 액션이 참.. by sabbath at 08/16 [다찌마와 리] 속편 또.. by sabbath at 08/16 오오, 드디어 올리셨군.. by Sion at 08/16 드팔마를 떠올리는 장면.. by 다찌대박 at 08/16 저는 그놈의 잘생겼다!가.. by 은혈의륜 at 08/16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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