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크로넨버그 신작 [동방의 약속]을 기대하며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영화 중 제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영화는 데이빗 크로넨버그 선생님의 신작 [동방의 약속(Eastern Promises, 2007)]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폭력의 역사(A History of Violence, 2005)]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2년이나 늦게 개봉하는 바람에 다음 작품이 빨리 나온 것처럼 느껴집니다만 사실 2년만의 작품이네요. 아, 물론 칸 영화제 60주년 기념 옴니버스 단편 프로젝트 [그들 각자의 영화(Chacun Son Cinéma, 2007)]를 위해 내놓으셨다는 [세상 최후의 영화 속에 나오는 세상 최후의 유대인의 자살에 대하여(At the Suicide of the Last Jew in the World in the Last Cinema in the World)]라는 단편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근데 사실 저도 [폭력의 역사]를 작년에 보았기 때문에 1년 만에 신작 만드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이번 달에 드디어 미국에서 제한상영으로 개봉됐는데, 반응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1주차에 개봉관 수가 15개였는데 관객 반응이 좋아 2주차에 1404개로 늘었다는군요. [스파이더(Spider, 2002)]와 [폭력의 역사] 두 작품의 연이은 한국 흥행 실패로 인해 크로넨버그 선생님께서 작정하시고 흥행용으로 만드신 것이 아닌가 하는 망상 잠시 해봅니다. 영화의 흥행 성적은 작품의 가치와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만(예를 찾는 일이 구차해질 정도의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흥행 성적이 작품의 개봉 가능성 및 상영 시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만큼 이번에는 좀 한국 개봉도 빨리, 그리고 장기간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물론 감상자로서는 흥행보다는 개별 평들이 정말 반갑습니다. 아마 실제로 제가 보고 느끼는 것과는 또 당연히 다른 부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읽고 있노라면 심장이 찢어질 것처럼 보고 싶어져요. 대체 폭력 묘사의 역사에 길이 남을, [프렌치 커넥션(The French Connection, 1971)]이 자동차 추격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정도의 위치를 폭력의 역사에서 차지하게 될 장면이란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크로넨버그 신작, 박스오피스 돌풍 ([FILM 2.0] 기사)
 [동방의 약속]에 대한 영문 리뷰들 (썩은 토마토)
 [Eastern Promises 동방의 약속] 봤습니다. 비고 모텐슨형님이... (DJUNA의 영화낙서판 Q님 글)
 [감상기]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신작: 이스턴 프라미스 (DVD Prime 친절한yaki도리 님 글)

 저는 일단 크로넨버그 선생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매끄러운 장르 갱스터 영화지만 크로넨버그 선생님만 하실 수 있는 표현들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완성도랄까 만족도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 [사각 지대(The Dead Zone, 1983)]를 보다 상회하는 정도로 예상해 봅니다(이거, 그로테스크한 생물-기계 묘사라는 측면에서 크로넨버그 선생님 작품을 바라보시는 분들은 그다지 높게 평가하시지 않는 작품입니다만 크로넨버그 영화의 멜로드라마성? 에 깊이 감명 받곤 하는 저는 그런 맥락에서 아주 좋아합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영환데).

 아무튼, 개봉하라고요.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보게 해주시면 성은이 망극하겠나이다.






 덧. [FILM 2.0] 기사를 보면 제목을 "이스턴 프로미시즈"라고 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실제 개봉 때는 그런 제목은 좀 피해줬으면 합니다. "이스턴 프로미스"도 마찬가지.
by sabbath | 2007/09/27 16:48 | 영화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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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었는데, 작년에 크로넨버그 감독님의 마수에 두개골을 강타 당한 뒤로는 상황이 달라졌지요. 과연 올해가 가기 전에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그 놈의 폭력 장면, 극장에서 첫만남을 가질 수 있음 좋을 텐데.  말 나온 김에 퀵타임 예고편.  참, 오늘 [폭력의 역사] 한국판 DVD 주문했습니다. 열심히 둘러보고 ... more

Commented by 예하 at 2007/09/27 17:15
전전긍긍 국내개봉 기다리는 게 너무 괴로와서 최대한 그냥 잊어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포스터를 보니 또 심장이 쿵쾅쿵쾅 하네요. 큰 숨 한번 쉬고 다시 잊어버리려고 노력해야겠어요.
Commented by sabbath at 2007/09/27 17:21
예하 / 그러니까요. 이제 국제영화제 철도 이럭저럭 지나버린 것 같은데(아, 물론 부산, 충무로 있지만 프로그램 이미 나왔으니까요), 개봉 밖에 기대할 것이 없습니돠아. (그러고보니 내년 충무로국제영화제 마스터즈 프로그램은 크로넨버그 선생님으로 하라! 하라! 하라아!)
Commented by 비공개 at 2007/09/27 18:00
그랬더니, 이스턴 프롸머시스. (^^a)

저도 [데드 존] 좋아해요. 무지 슬프고(훌쩍) 쓸쓸한 영화였죠. 크리스토퍼 워큰 아저씨가 "아름다워" 보이긴 처음이었어요!

[Eastern Promises]는 이제야 찾아봤는데 아민 뮬러 스탈이 나오네요? 어째서 전 이분이 돌아가셨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무튼, 이분 나온다니 보고 싶은 마음 더욱 상승. 그러나 Q님 글 속의 'ㅇㅇ이 파각' 및 난무하는 XX가 두렵기만 하네요. ㅠ_ㅠ

충무로 영화제 프로그램은 참으로 알차더군요. 고르고 골라도 열 편을 훌쩍 넘겨버리던 걸요? 하지만 제겐 영화제 기간이 에러예요.
Commented by sabbath at 2007/09/27 19:43
비공개 / 뭡니까-_- 안 돼요, 프롸머시스.

[사각 지대]에서 크리스토퍼 워큰은 정말 엄청나죠. 세상의 쓸쓸함을 다 짊어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보통은 어디 한두 군데 맛이 간 채로 보는 이를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역할을 자주 하는데.

충무로국제영화제 프로그램은, 그냥 증오스럽습니다.
Commented by 『한군』 at 2007/09/27 21:49
지금까지 한국에서 개봉해 주기를 바라는 영화 1위가 롭 좀비의 [할로윈]이었는데, 순식간에 1위가 바뀌네요. 군대 가기전에 개봉만 해주시면 그저 T_T
Commented by sabbath at 2007/09/27 22:17
『한군』 / 어, 입대하세요? 언제요? [복수는 나의 것] 빨리 드려야겠네요.

롭 좀비의 리메이크판은 빨리 들어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소식이 없네요. 근데 이야기 들어보니까 대충 어떤 분위기인 줄 알겠어서 전 기대 못하겠어요. 물론 말콤 맥도웰이 연기하는 루미스 박사를 보고 싶기는 한데 그것만으로 극장에 가기에는, 전 존 카펜터의 연출을 워낙 좋아하다보니까요.

제 생각에 [동방의 약속]은 배우도 그렇고 포커스 작품인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소개가 되긴 할 것 같은데 이번에는 심의가 문제(…)
Commented by 『한군』 at 2007/09/27 22:31
새벗//아무래도 이번 겨울에 들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우아아앙.

그리고 롭 좀비와 존 카펜터 모두 명성만 들어본 감독이기에, (존 카펜터는 '마스터즈 오브 호러'에서 뵙기는 했습니다만) 그냥 무턱대고 기대 중 입니다. [The Devils's Rejects]와 원작 [할로윈] 모두 보고 싶은데 구할 길이 없네요. 아니, 꼭 저 두 작품만이 아니라도 70~80년대 호러 작품들은 구할 곳이 없어서 아쉬워요. 비디오 플레이어는 커녕 티비도 없는지라... 아무래도 이러다가 아마존으로 진출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Commented by sabbath at 2007/09/27 22:39
『한군』 / 그렇군요. 아직 몇 개월 후의 일입니다만 편지하세요. 요즘은 좀 뜸해졌는데 제가 군인 위문 편지는 좀 씁니다.

말씀하신 롭 좀비 감독의 [악마도 거부한 자들](이 좋은 제목 놔두고 뭐하러 "살인마 가족 2" 같은 제목을…)은 ozzyz 님께서 극찬하시기에 저도 참 보고 싶습니다. 근데 그래도, [악마도 거부한 자들]이 사상 최고의 공포 영화더라도, [할로윈] 리메이크는… ^^;

확실히 그 때 공포 영화는 잘 소개가 안 되죠. 하긴 뭐 그 때만 그런가. 발 루튼 공포 영화도 그렇고 해머 스튜디오 공포 영화도 그렇고… 진출하게 되심 말씀하시길. 아마존보다는 평균 가격이 좀 더 싼 곳을 알고 있습니다. 문득 생각나서 하는 소린데, 당연히 크로넨버그 선생님의 [파리]는 보셨겠죠? 국내에 정식 소개된 모든 공포 영화 중에 가장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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