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들 - 즐겨찾기, 〈역도산〉, 『FILM 2.0』, 〈사랑〉 등
 0. 집 떠나기 전 최후의 발악인 걸까요? 요새는 포스팅이 좀 땡기네요.

 
 
 1. Thx Bill 덕분에 오랜만에 윈도우를 다시 설치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XP를 깔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업데이트를 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깔고,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 윈도우즈 메신저에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 계정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나니까 V3 프로 2002 디럭스와 아래아 한글 2002가 엄청 대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건 그렇고 다시 깔고 나서 그 동안 열심히 정리해뒀던 인터넷 익스프롤러 즐겨찾기 목록들을 어떻게 복원할까 하다가 그냥 정말 필요하기 전까지는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지나치게 인터넷을 오래 하는 건 즐겨찾기 때문이기도 했으니까요. 덕분에 지금은 주소가 기억나는 곳만 둘러보고 있는데, 그것도 충분히 많고, 또 뭐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불편하지도 않네요.



 2. 〈역도산〉 DVD의 자세한 스펙이 공개 됐는데, 의외인 부분도 있고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의외인 것은, 새로 늘어나는 장면이 10분 정도 된다고 하기에 당연히 상영 시간이 10분 늘어날 줄 알았는데 정작 상영 시간은 2분밖에 늘어나지 않는다는 사실. 그러니까, 기존 장면을 들어내고 새로 넣은 장면이 8분이라는 말이죠. 송해성 감독은 극장판이 그 정도로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요? 아니면 자기 기호를 버리더라도 관객 요구에 조금 더 호응해 주기로 한 걸까요? 정말 소식이 나올수록 흥미진진해 지는 타이틀입니다. 그런데… 그럼 결국 제가 작년 12월 20일에 메가박스에서 애인님과 함께 보고 눈물 흘렸던 그 영화는 다시 볼 수 없다는 거네요. 그것 참. 한 번 더 볼 걸.

 마음에 드는 건 서플먼트 구성. 확실히 CJ 엔터테인먼트에서 출시하는 타이틀이 짜임새가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수는 나의 것〉 DVD 때부터 그랬는데, 내용도 적당하고 분량도 적당합니다.



 3.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 메멘토 모리〉의 캡쳐 화면이 공개됐습니다. 저는 사실 화질에는 무신경한 편입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향상된 걸 보고 있으면 마음은 흡족해지네요. 감독이 의도하지 않은 바에야, 같은 값이면 선명하고 색감이 분명하게 살아있는 화면이 더 좋은 거겠죠.



 4. 결국 오늘도 〈피와 뼈〉 를 안 봤습니다. DVD 감상 쪽으로 가는 느낌. 발이 아프다는 게 상당한 차질을 불러일으키는군요. 원할 때 걸어서 가는 거랑 원할 때 택시 타고 가는 게 너무 다르게 느껴져서, 외출을 결정하는 게 굉장히 버거운 일이 돼 버렸습니다. 하루에 네 번 상영하는데, 매번 상영 시간이 가까워지면 '음… 아직 여유가 있으니까. 다음 상영 시간에 보지 뭐.' 하는 식으로 미뤄버립니다.

 대신 오늘은 〈복수는 나의 것〉을 오랜만에 다시 봤습니다. 원래는 오전에 〈복수는 나의 것〉을 보고 오후에 〈피와 뼈〉를 본다는 무시무시한 계획이었습니다만 '아냐, 그렇게 하다가는 두 영화의 감상이 모두 흐려질 수 있어. 아침에는 편한 영화를 보자.'라고 생각, 오전엔 〈몬스터 주식회사〉를 봤죠. 그런 뒤 오후에 역시 〈피와 뼈〉를 미룬 채로 앉아 있다가 결국 마지막 상영 시간이 지나 버리자 〈복수는 나의 것〉을 꺼냈고요.

 겨우내 다소 의도적으로 박찬욱 감독과 거리를 두고 있었고, 그 와중에 브라이언 드 팔마의 〈팜므 파탈〉이나 마틴 스콜세지의 〈에비에이터〉,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등에 깊이 빠져들어, 올해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씨네꼼의 짓궂은 전통 중 하나가 바로 새내기 가입 시에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거기에 곁들여 기존 회원들도 다 대답을 해야 하고.) 다시 〈복수는 나의 것〉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저는 이 영화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습니다.



 5. 이번 주엔 『FILM 2.0』과 『씨네21』을 모두 구입했습니다. 사실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건 『씨네21』의 〈달콤한 인생〉 관련 기사였는데 오히려 『FILM 2.0』이 훨씬 알찼습니다. 특집 기사 다섯 개가 모두 흥미로운 데다가 김영진 평론가가 쓴 「클로즈업의 힘」이라는 칼럼도 마음에 들었고 거기다가 오광록 인터뷰(!)가 있습니다. 대체 왜 갑자기 나왔나, 아직 〈친절한 금자씨〉 이야기 하기는 좀 이르지 않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무려 〈잠복근무〉에 출연했군요. 허허. 물론 어느 정도의 영화인지 잘 알고 출연한 모양이지만. 상당히 좋아하는 배우라서 반가웠습니다. 밤에 〈복수는 나의 것〉을 본 건 이 인터뷰 때문이기도 하겠군요. 이 영화에서 오광록의 연기는 언제 봐도 정말… 음… 말도 안 되는 연기입니다.



 6. KBS 감성과학다큐멘터리 〈사랑〉 1부 보신 분? 보고 싶었는데 깜빡 잊었습니다. 신문 소개글만 읽으면 또 호르몬 이야기나 하는 다큐멘터리처럼 보이지만 어제 끝부분을 잠깐 봐도 그렇고, 오늘 『씨네21』의 기사를 읽어봐도 그렇고 그렇게 심심한 프로그램일 것 같지는 않더군요. 매주 화요일에 방송하는데 주말에 집을 구해서 다음주엔 슬슬 올라갈 참이라 결국 못 보고 지나치게 될 듯해서 아쉽습니다. (56k VOD 서비스는 하는 것 같지만.)
by sabbath | 2005/03/17 00:08 | 20030930~20050514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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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프리스티 at 2005/03/17 22:34
5. 표지만 비교해보고 두 달 동안 매주 구입했던 필름 2.0 대신 씨네21을 샀는데 그닥 만족스럽지가 않군요. 물론 이병헌은 멋졌지만; 역시 필름 2.0을 구입해야겠습니다. 흑.
Commented at 2005/03/18 02: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abbath at 2005/03/18 08:18
비공개 / 아… 저는 시나리오는 안 읽어서 모르겠는데… 일단 추리하신 게 맞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말씀하신 것보다 좀 더 분명히 나옵니다.

(흠, 저도 스포일러를 피해 볼까요.)

일단 말씀하신 장면이 나오기 전에, 주인공(1)이 "세 사람"을 때려죽인 뒤 집으로 돌아와서 입가로 피를 흘리며 뭔가를 우물우물 씹어먹는 장면이 들어있습니다. (정말 끔찍한 건 이 시점에서 아직 관객에게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아서, 그 행동을 보면서도 '쟤가 뭐하는 거지?' 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놓고 나중에야 사실이 밝혀지면… -_-)
Commented by sabbath at 2005/03/18 08:19
비공개 / 그리고 말씀하신 그 장면의 경우도 실제 장면으로는 좀 더 분명하게 표현되는데요, 도마 옆에 예전에 그 "세 사람"이 "작업"과정에서 "물건" 보관용으로 쓰던 아이스박스 상자─무려 베스킨라빈스 31 아이스크림 케이크 상자─가 분명하게 보입니다. 그것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고 아님 말고'라는 식으로 화면 구석에 처박아 둔 게 아니라, 그 "작업 도구"들을 카메라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해 놓았죠. 연출은 더 노골적이어서, 일단은 저어~기 화면 끝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주인공(2)만 비춰주다가 전화를 끊으면 카메라를 슬금슬금 아래로 내려서 보여주는 식입니다.

즉, 영화 상에서는 아주 "친절하게" 제시됩니다(…)
Commented by 두부 at 2005/03/18 10:05
집을 나가세요? 요즘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있습니다만...
Commented by pureblue at 2005/03/18 17:55
점점 더 영화하고는 멀어지는군요. ㅡㅡ; 찬욱씨, 아이러니하게 너무 친절하심이 결정적 이유라니!
Commented by sabbath at 2005/03/20 20:30
두부 / 예. 시험삼아. 무라카미 하루키에는 정을 못 붙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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