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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아침은 보통 켈로그 푸레이크(flake를 이렇게 읽는다는 게 어쩐지 민망하지만.)로 때웁니다. 우유는 맛있는 우유 GT를 좋아하지만 집 앞 마트에서는 팔지 않아서 그냥 서울 우유를 마시고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서울 우유에는 "사랑한다면 하루 세 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군요. 물론 옆에 우유가 담긴 컵의 그림과 3이라는 숫자가 있으니까 "사랑한다면 하루 세 번 서울 우유를 마시게 하세요."라는 의미겠지만 만약 이게 우유랑 상관없는 공익 광고 같은 거라면 말줄임표에는 뭐가 들어가야 할까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치아를 사랑한다면 하루 세 번 양치질을 하세요." 같은 것도 가능할 테지만 "사랑한다면"의 앞에 뭘 더 붙이는 건 재미없을 것 같고…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 〈사랑〉에서 보니까 건강에 좋은 섹스 횟수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라고 했으니 섹스는 아니고. (그 이전에, 매일 세 번씩 한다는 게 사랑만 가지고 가능한 일인지? 안 해봤으니 뭐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불가능할 텐데.) 키스나 포옹 같은 게 무난한 답일 듯. 응?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그 횟수가 무난할 것 같냐고요? 하. 하. 하.
실은 지금 저는 애인님이라면 "하루 세 번 밥을 사(해)주세요."를 가장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웃고 있습니다. ![]() 1. 191970 님께서 츠츠이 야스다카의 『인간 동물원』이 많이 불편했다고 말씀하시고, 거기에 다시 Jay 님께서 동의하시는 걸 보고는 '음, 하긴 그렇게 낡은 구석이 있었지. 여자들은 특히 불편할 수 있는 책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생각해 보니까 그거야 말로 정말 위험한 생각이더라고요. 아니, 언제부터 제가 그렇게 남자/여자의 틀을 가지고 대상에 접근하게 된 걸까요. 저는 그 책이 꽤나 재미있고 가벼워서 추천하기 적당한 SF라고 생각하면서 동아리 방에 슬쩍 흘려놓기까지 했는데 그 때엔 여자 친구들 감상도 남자 친구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빤히 그런 감상까지 봐 놓고 이제 와서 비판 의견이 나오니까 그걸 '여자라면'으로 돌리다니. 이걸 염두에 두어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적당하고 진부한 변명이나 논리적 틀로 써먹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경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2. 『신조협려』도 잘 안 팔리는 걸까요? 예전에 결국 알라딘 5천 원 쿠폰 행사를 놓쳐버려서 '기왕 이렇게 된 거 천천히 사지 뭐.'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5천 원 쿠폰 행사를 하고 있었네요. 3월 11일에 끝난 행사를 다시 3월 18일부터 시작했다고 하니까 이제는 '이번에 안 사도 다음에 또 하겠지.'하는 생각까지 들 지경입니다. 만화 할인 행사에서 『슬램덩크』 전질도 팔던데, 관심 있는 분들은 가 보시길. (근데 전 왜 이젠 『슬램덩크』에 별 관심이 없어진 걸까요. 한때는 언젠가는 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3. 크라이테리언도 실수는 하는군요. 마틴 스콜세지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 중고로 나와 있기에 얼씨구나 샀는데 자막 오류가 있는 초판이었습니다. 그래도 크라이테리언이 좋은 게, 홈페이지에다가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서 그 동안 자기네 타이틀들에서 발견된 오류들을 모두 열거해 뒀더군요. 아무튼 콜렉터들에게는 소장가치가 있는 물건일지 모르겠지만 듣기 능력이 안 되는 제게는 무용지물이죠. 언어 능력을 향상시킨 뒤에 봐도 되겠지만 이게 어디 그렇게까지 기다렸다 볼 영화도 아니고. (오프닝의 음악에서 한 방에 반해버렸습니다. 윌렘 데포도 무지무지 멋있고. 특히 "They call me by name. Jesus." 할 때 목소리가 미칠 듯이 멋있습니다.) 음… 하기야, 자막 없이 한 3~40%만 대강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아는 척 하면서 화면과 느낌으로 때려 맞추며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당장 환불해주겠다니 돌려보내야겠죠. ![]() 4. 쇼핑 및 병원 진료 때문에 외출했다가 오늘이 〈역도산 감독판〉 DVD 출시일이라는 게 떠올라서 종로에 들러서 들어왔습니다. 물건이 오후 늦게 들어올 것 같다고 해서 못 사고 왔지만요. 오랜만에 가서 알게 된 건데, 제가 겨울에 새로 발견한 인터넷 쇼핑몰이 오프라인 판매점보다 싸더군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UE〉를 슬쩍 봤는데 인터넷에서 사는 것보다 2천 4백원 더 비싸더군요. 물론 현금 구매하면 1천원을 깎아주니까 1천 4백원 더 비싼 거지만. 아무튼 다른 타이틀도 대부분 그래서, 앞으로는 어지간하면 인터넷에서 사려고요. 어차피 이사한 뒤론 종로 가기도 좀 불편해져서 자주 갈 일은 없을 테지만. 그래도 가끔씩 구하기 힘든 타이틀이 들어와 있을 때가 있으니까 완전히 발 돌릴 수는 없겠죠. ![]() 5. 최근 몇 주 동안의 실험을 통해 내린 결론에 따르면, 아무래도 『FILM 2.0』이 평균 만족도가 더 높아요. 가격과 상관없이 기사 내용만 가지고 생각할 때 말입니다. 이번 주에도 어쩌다보니 『씨네21』과 『FILM 2.0』 둘 모두를 보게 됐는데 역시 후자가 더 좋더군요. 〈주먹이 운다〉 관련 기사가 있다고 해서 샀는데 처음에는 두 장 “밖에” 안 되는 분량에 살짝 실망했지만 그 밀도라는 게 지난주에 좋게 봤던 『씨네21』의 밀도보다 더 높게 느껴지더군요. 누가 인터뷰를 했나 보니까 김영진 편집위원의 이름이 끼어있었습니다. 토크2.1 코너에 오달수가 등장한 것도 반가웠어요. 그래도 두 잡지를 섞어 보는 게 제법 재미있는 듯 합니다. 『씨네21』은 오광록, 이기영, 김뢰하, 오달수, 박희순을 묶은 기사가 있다기에 샀는데 『FILM 2.0』의 오달수 인터뷰와 겹치는 지점이 보이는 게 좋더군요. 〈주먹이 운다〉의 연기를 두고 박찬욱 감독이 왜 그렇게 연기를 대충하냐고 지적을 해서 스스로도 뜨끔했다는데 『씨네21』에 실린 기자의 글이 다시 한 번 그 부분을 건드리고 있었습니다. 한편 이번 『FILM 2.0』에 실린 문일평 평론가의 〈주먹이 운다〉 비평은 지난 주 『씨네21』에 실린 비판론과 반대의 입장에 서 있어서 역시 견주어 읽어볼 만 했고요. (둘 다 읽으면서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어서 과연 직접 영화를 본 뒤의 감상이 어떨지도 궁금합니다.) ![]() 6.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방문객들이 블로그에 투영된 모습이 자신의 모든 것인 줄 알곤 한다고 투덜거리는 분들을 뵙게 되곤 하고, 저 역시 가끔씩은 그럴 때가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통해 글쓴이의 깊은 곳을 꿰뚫어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걸 뜨끔해 하실 분들도 물론 계시겠지만 저는 대게는 즐거워하는 편입니다. '고작 저 정도의 글만으로 거기까지 알아차리실 정도로 나를 이해하고 계시구나.' 싶어서요. 애초에 그걸 위한 블로그였고. ![]() 7. 동아리 세미나 전 감상작으로 〈팜므 파탈〉을 선택하는 바람에 다섯 번째 봤습니다. 수요일에 한 번 더 보게 될 테고요. 스크린 크기가 다르니 맛이 또 조금씩 다르더군요. (물론 아무래도 해상도는 노트북 쪽이 더 좋아서 화면 디테일을 읽는 맛이 살짝 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러고 보면 제 비공식 최다 감상작은 〈미션 임파서블〉이었죠. 확실히 드 팔마 영화는 다시 보고 싶은 즐거움이라는 게 있습니다. 〈팜므 파탈〉 같은 경우는 듀나처럼 텍스트 코멘터리 같은 걸 만들어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재미있을 것 같단 소리만 하지 말고 정말 해볼까……. ![]() 8. 이사 온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사실은 아직 일주일도 안 됐군요. 역시 전 "세월 참 빠르군."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이사 온 이후 매일 같이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실제 이상으로 분주한 척 지내다가 오늘 동아리 상영회를 끝으로 한숨 돌렸습니다. 내일은 "해야 할 일"이 없는 첫 번째 날입니다. 사놓고 한 번도 못 써 본 전기밥솥을 써 봐야겠고, 사놓고 한 번도 못 본 영화들을 봐야겠죠. 사놓고 앞부분 조금 읽고 만 책도 읽어야겠고. 아무튼 그래서 좀 여유가 생긴 덕에 오늘은 청소를 했는데―원룸 살이에 청소가 뭐 얼마나 되겠나 싶으시겠지만 어쨌든―그 동안 바닥에 쌓아뒀던 DVD를 정리하다가 경악했습니다. 올라올 때 DVD를 가방 두 개에 꽉꽉 넣어서 가져왔고, 올라와서 (그 며칠 안 되는 짧은 기간 사이에) 몇 개를 더 구입하긴 했지만 책장의 남은 부분이 꽉 차 버릴 줄은 몰랐어요. 이래서야 새 타이틀을 사더라도 당장 수납이 문제가 될 텐데. 동아리 자료실도 제 타이틀이 이미 두 칸 정도 차지하고 있고… 아니, DVD 감상자 생활 시작한지 몇 년이나 됐다고 벌써 수납 문제람. 설마 연말에 책 버리기에 이은 DVD 버리기 같은 행사가 벌어지는 건 아니겠지요? (뭐, 정 안 볼 거 있으면 "동아리 자료실 기증"이라는 카드가 있으니까.) ![]() 9. 왜, 사람들은 별 걸 다 인생에 비교하곤 하잖아요. 인생은 골프다,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뭐 이런 식으로. 좀 우습지만 얼마 전 동아리방 컴퓨터를 포맷하고 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그 비슷한 생각을 해버렸습니다. 한 단체의 운명이라는 건 윈도우즈가 깔린 공용 컴퓨터 같은 게 아닐까 하는. 누군가 처음에 수 시간 동안 기를 써서 깨끗하게 깔아두고 보안 프로그램을 대여섯 개씩 설치해 둬도 결국 또 다른 사람들이 이리저리 쓰다보면 점점 처음의 기능을 잃고 얽혀 가지요. 그러다보면 또 나서서 갈아엎고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 있고. 제가 몸담고 있는 동아리는 제가 새내기이던 시절에 그 "갈아엎기"를 한 번 했는데, 그로부터 여덟 학기가 지나고 아홉 학기 째를 (학기 수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방학을 한 학기로 봤기 때문입니다. 방학 중 냉동 보관했다가 학기 시작하면 꺼내서 녹이는 식으로 돌아가는 동아리는 아니니까.) 맞이하는 지금은 레지스트리도 엉키고 가끔씩 팝업 광고도 뜨는 컴퓨터를 보는 기분이 듭니다. 스무 살짜리가 별 늙은이 같은 생각을 다 한다 싶습니다만 그래도 슬슬 떠날 때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더 이상 이렇게 최전선에서 뛰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하는 걸 보면 정말 늙은이 생각이랑 그렇게 다른 것 같지도 않네요. 퇴장까지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은데…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 10. 이제 다시 TV 없는 생활을 하게 됐네요. 2년 간 경험해본 바에 따르면 그게 그렇게 힘든 생활은 아니더군요. 그래도 〈안녕, 프란체스카〉는 좀 그리운데. 생각나면 VOD로 봐야겠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포맷하는 통에 날려버린 〈학교2〉도 다시 받아야겠구나. 좀 미리미리 CD로 구워둘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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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글 잘 읽었습니다..
by kinoeyes at 08/19 말씀하신대로 류승완 감.. by sabbath at 08/17 참 말할 거리가 많은 영.. by 파인로 at 08/17 그쵸. 사실상 모든 프랑.. by sabbath at 08/16 아, 그것은… 저도 무.. by sabbath at 08/16 저도 그 글을 읽어보았.. by sabbath at 08/16 제작사 외유내강 측의 .. by sabbath at 08/16 소식 고맙습니다! 포스터.. by sabbath at 08/16 가끔은 너무 만든 사람에.. by sabbath at 08/16 먼저 안 보신 분들께는 .. by sabbath at 08/16 저도 만주 벌판 액션이 참.. by sabbath at 08/16 [다찌마와 리] 속편 또.. by sabbath at 08/16 오오, 드디어 올리셨군.. by Sion at 08/16 드팔마를 떠올리는 장면.. by 다찌대박 at 08/16 저는 그놈의 잘생겼다!가.. by 은혈의륜 at 08/16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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