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때로 한국에서 웨스턴 팬이 된다는 것은 한국에서 공포영화 팬이 되는 것보다 두세 배 정도 더 외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 두 장르만큼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배척당하는 장르도 없지 않나 싶은데, 그나마 공포영화의 팬들은 VHS 시절부터 일종의 지하세력처럼 한데 모이며 갖은 홀대를 버텨오기라도 했지마는 웨스턴은 사실상 "팬"이라고 부를 만한 이들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데다 논의 자체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오늘날 이 장르의 신작을 극장에서 만나는 경험 자체가 드물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웨스턴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도 사실은 (주말의 명화로 대변되는) 추억의 대상으로서 호감을 지니는 데에 만족하는 경우가 잦으며, 동시대적으로, 또는 옛 것을 재발견하거나 새로이 학습한다는 입장으로 접근하는 시선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더 읽으시려면
0. 덥다. 기온뿐만 아니라 습도가 높아져 애로사항이 꽃핀다. 방이 좁고 작은 창 하나 뿐인지라 공기 순환이 잘 안 되어 바깥보다 더 덥다. 문을 열어두면 살 만한데 잘 때까지 문을 열어둘 수는 없고. 그나마 지난 2주 동안은 룸메이트가 고향에 가서 좀 괜찮았는데 오늘 돌아왔다. 두 사람이 이 좁은 방에서 남은 여름을 더 버틸 생각을 하니 끔찍하군.
이런 날엔 짧은 글이 제격. 더 읽으시려면
완전 뭐야 이거, 네요. 인사동 낙원상가 건물 4층에 서울아트시네마와 나란히 붙어 있던 필름포럼, 기억하시는지요. 왜, 평소에는 자그마한 "예술 영화"들을 몇 편씩 묶어서 교차 상영하다가 가끔씩 "70년대 미국 영화 특선"이랄지 "하워드 혹스 회고전" 같은 기가 막힌 프로그래밍을 선보여서 뭇 영화팬들의 지갑을 털어가곤 했던 그 극장 말입니다. 필름포럼은 그렇게 가끔씩 영화에 굶주린 자들을 쿡쿡 찌르다가 어느 날 자취를 감추었지요. 그리고 지금 그 자리에는 무슨 공연장이랑, 과거(주로 7~80년대겠지요?) 한국에서 개봉하여 인기를 끌었던 영화들을 상영하는 허리우드 극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허리우드 극장은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The Mission, 1986)]을 상영 중이고, 8월 8일에는 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英雄本色, 1986)]이 개봉합니다.
더 읽으시려면
드디어 류승완 감독의 신작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본 예고편이 공개 되었습니다. 우리 사이에 굳이 영화 소개는 필요 없을 테니 그냥 보시죠.
더 읽으시려면
[집법선봉]은 80년대 홍콩 권격 액션 영화의 선봉장이었던 가화삼보 ─ 성룡, 홍금보, 원표 ─ 중 원표가 단독 주연으로 나선 것으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성룡과 홍금보가 배우로 출발해서 주연급으로 성장한 뒤 제작자, 감독, 무술감독 등 계속해서 영화판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늘려 갔던 것에 비하면 원표는 몇 번의 예외를 제외하면 배우로만 활동했고, 그나마도 주로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출연한 작품들을 통해서 명성을 쌓았던 만큼 [집법선봉]이 팬들의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란 사뭇 독특한 데가 있을 겁니다. 조 페시가 [성난 황소(Raging Bull, 1980)], [좋은 친구들(Good Fellas, 1990)], [카지노(Casino, 1995)] 같은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주연급으로 나와 언제나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단독 주연으로 나서서 영화를 끌고 가는 모습 좀 봤으면 싶은 팬에게는 [나의 사촌 비니(My Cousin Vinny, 1992)]가 각별히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과 유사하다고나 할까요. 원표를 대표하는 모습으로 [집법선봉] 말미의 360도 회전차기(일명 "선풍각"이라고도 불리는)가 곧잘 언급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런 마음과 관련이 있지 않겠나 짐작해 봅니다.
더 읽으시려면
나는 평소 영화 감상문은 비교적 냉정하게 거리를 두어가며 쓰는 편이었지만, 그러나 지금 만큼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마음속에 있는 말들을 기록해두고 싶다. 나는 조금 전 앤소니 만 감독의 1958년 작 [서부의 사나이]를 DVD로 보았다. 개리 쿠퍼가 주연을 맡은 웨스턴이다. 이 영화는 정말 굉장하다. 어느 정도로 굉장하냐면, 그냥 굉장하다. 그냥 굉장하다. 나는 전에 앤소니 만 영화를 몇 편 본 적이 있다.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The Man from Laramie, 1955)]랑 [윈체스터 '73(Winchester '73, 1950)], [벌거벗은 박차(The Naked Spur, 1953)]를 코드1 DVD로 보았고, 세 편 모두 무척 좋아했다. 존 포드의 모뉴먼트 밸리나 하워드 혹스 식의 세트와는 전혀 다른 서부의 풍경을 담고, 그 안에서 웨스턴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그리스 신화 또는 필름 누아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의 작품들은 정말 독특했다. 그 세 편만으로도 능히 존 포드, 세르지오 레오네, 샘 페킨파와 같은 내가 좋아하는 웨스턴 전문 감독들과 같은 위치에 두고 싶었다. 하지만 [서부의 사나이]는 그 이상이다. 솔직히 이건 너무 심하다. 반칙이다. 1958년이라고. 아니, 옛날 영화가 이렇게 대단하면 어쩌자는 거냐 뭐 그런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다(내가 그런 발언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서부의 사나이]는 갑자기 시대를 박차고 뛰쳐나와서 그냥 역사 바깥에, 신화의 공간에, 순수한 영화의 자리에 위치해 버린 것 같은 작품이다. 고전기 할리우드의 문법으로 전개되는 걸작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앤소니 만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내 머리통을 깨부수고 나갔다.
더 읽으시려면
회개하라! 지옥의 날이 다가왔노니!
마침내 서울아트시네마의 "2008 시네바캉스 프로그램"이 공개되었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2006년, 2007년의 프로그래밍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지난 2년 동안의 시네바캉스가 보다 "대중"친화적인, 재미난 영화들을 잡다하게 모아서 상영하는 일종의 뷔페와 같은 프로그램이었다면 올해 시네바캉스는 그보다는 몇 개의 풍성한 고급 요리가 연달아 제공되는 코스 요리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몇 편의 영화를 묶어서 나름대로 섹션을 지정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영화를 먼저 골라놓고 거기에 어울리는 섹션 이름을 부여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에는 섹션의 중요성이 한층 강화됐지요. 솔직히 이게 마냥 좋은 변화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특별한 기준 없이 재미난 영화들을 잡다하게 묶어서 쏟아내는 시네바캉스의 성격을 즐겼고, 서울아트시네마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그만큼 접근성 좋은 프로그램도 없다고 생각해왔거든요. 그런 성격의 프로그래밍이 아니었더라면 [샤레이드(Charade, 1963)]나 [대탈주(The Great Escape, 1963)]처럼 최고급의 오락을 제공해 주는, 그러나 평소 무슨무슨 특별전이나 회고전을 통해 소개하기에는 좀 곤란한 느낌의 작품들을 어떻게 필름으로 볼 수 있었겠습니까? 아무래도 이 영화제만큼은 "명화 극장" 섹션과 같은 성격의 프로그래밍이 강화되어 줬으면 좋겠단 말이죠. 더 읽으시려면
|
알림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총이 주인공 맞지요. 원..
by Sadie at 09:07 아, 영화제 후에 개봉.. by sabbath at 08:48 아, 그 영화도 참 좋지요.. by sabbath at 08:46 <신탐>은 국내에 정식.. by Sadie at 07:23 스콜세시 영화중에서는.. by Q at 01:54 전 버스터 키튼이 포함된.. by sabbath at 08/07 솔직히 슬쩍 훑어보면 .. by sabbath at 08/07 1. 버스터 키튼 단편모음.. by 『한군』 at 08/07 2. !!!!!!!!!! 이게 뭔가요! .. by 예하 at 08/07 예전에 특별전을 통해 .. by sabbath at 08/07 수정했습니다. 고맙습.. by sabbath at 08/07 흥미롭습니다! 제목 찾.. by sabbath at 08/07 2편이 두기봉 연출인 것.. by sabbath at 08/07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편.. by sabbath at 08/07 아트시네마에서 앤소니 .. by marlowe at 08/06 최근 등록된 트랙백
이전 블로그
|